트위터 DN님 썰보고 쓴 글, 카페알바 하는 피터, 외전.
- 이건 순전히 영고 토니를 보고 싶어서 그냥 덧붙임.
- DN님 썰은 여기
https://twitter.com/DNPOOL/status/713601234154881024
https://twitter.com/DNPOOL/status/713601362622173184
https://twitter.com/DNPOOL/status/713601713622519808
https://twitter.com/DNPOOL/status/713601854882451456
- 쓰면서 들은 노래 ㅋㅋㅋㅋ
“다들 날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좀 말아줄래? 나도 저렇게 될 줄은 몰랐거든?”
“당신이 아니면 누가 알아요, 토니.”
회의실 가장 끝자리에 앉은 스파이더맨과 그의 등 뒤에서 오두방정을 떨고 있는 데드풀을 쳐다보던 배너가 고개를 내저으며 토니가 미리 배포한 회의 자료로 시선을 내렸고, 그만큼이나 질색하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 토니가 마지막으로 회의 자료를 화면에 띄워 체크하다 그날따라 늦게 등장한 스티브에게 달려갔다.
“캡!”
처음엔 자신을 지나치게 반기는 토니에 놀라던 스티브는 이내 토니의 손가락 끝에 위치한 둘을 보고 눈을 크게 떴고, 그리고 그게 다였다.
“그게 다야?”
“그게 다라니?”
“저거 못 봤어?”
토니의 손가락질에 신이 난 데드풀이 더 날뛰기 시작하자 그제껏 팔짱을 낀 채로 앞만 응시하던 스파이더맨이 뒤쪽으로 대충 거미줄을 쏴 데드풀을 고정시켰고, 영혼 없는 눈으로 그 쪽을 쳐다보던 스티브는 어깨를 으쓱일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뒤쪽 벽에 고정된 데드풀을 제외한다면 회의는 평소와 같이 진행되었고, 토니의 브리핑 뒤에 각 역할을 나누던 스티브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방관자 자세로 회의에 임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에게 말했다.
“저 친구도 같이 갈 참인가?”
“저 친구요?”
“저 뒤에서 난리법석 중인 저 친구. 연인이 싸우러 간다는 데 설마 강 건너 불구경을 한다고 하진 않을 것 같아서 말일세. 이왕 낄 거라면 역할을 배분하는 게 낫겠지.”
아무렇지 않게 데드풀을 스파이더맨의 ‘연인’이라 부른 스티브는 평소라면 열 마디도 더하고 남았을 시간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며 입을 다물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답을 끈덕지게 기다렸고, 결국 침묵을 이기지 못한 토니가 끼어들려는 찰나 의자에서 일어선 스파이더맨이 입을 열었다.
“아니요. 아마 빼시는 게 훨씬 속 편하실 거예요. 통제불능이라서 저기다 묶어놓고 갈 참이었거든요. 토니, 아직도 패닉룸 있는 거 맞죠?”
단호한 스파이더맨의 말에 스티브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토니가 고개를 얼른 끄덕였고, 화면에 있는 자신의 시작 위치를 확인한 스파이더맨은 좀 있다 보자는 말과 여전히 벽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데드풀을 남겨놓은 채로 닫힌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스티브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스파이더맨을 향해 고개를 젓는 사이에 어벤져스 멤버들이 졸지에 패닉룸에 데드풀을 가두는 역할을 맡게 된 토니의 어깨를 다독이며 회의실을 벗어났고, 스티브마저 힘내라는 말을 남긴 채 줄행랑을 놓아버리자 절망에 빠진 토니는 여전히 버둥거리고 있는 데드풀을 보며 그 자리엔 있지도 않은 스파이더맨을 향해 저주의 말을 퍼부었다.
평화로운 금요일 정오의 낮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