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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스파이디로

Spideypool 2015. 9. 14. 10:25

- 세계관 노상관


[드디어 미쳤나 보구만.]

덷 : 허니, 거기서 내려와. 거기서 뛰어내렸다간 암만 너라도 힐링 팩터 없이는 죽을 거야. 웹슈터는 도대체 어디다 둔 거야?

스 : 웨이드, 뒤로 물러서요. 웹슈터는 이미 부순지 오래예요

덷 : 그래서, 뉴욕의 친절한 이웃께서 뉴욕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을 하시겠다?

스 : 웨이드. 난 이제 뉴욕의 친절한 이웃 따위는 그만 둘 거예요. 정말로, 관둘 거라고요! 이젠 이런 삶 따위는 관둬버릴 거예요.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일을 할 이유도, 그 모든 고통을 견딜 이유도 없어요. 숙모도, 제 첫 사랑도 잃었고, 제가 사랑한 사람도, 절 사랑해준 사람도 너무 많이 잃었어요. 제 삼촌이 죽은 이후로 제가 바란 건, 착하고, 선하고, 친절한 이웃, 그게 다였어요. 근데 그 모든 노력의 결과로 제가 얻은 게 뭔지 아세요? 공개적 망신, 비난, 그리고 죽음들이요! 너무나도 많은 죽음들 말이예요! 누가 절 비난하고 곡해하는 것따윈 상관없어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얼마나 죽었는지조차도 상관없다고요. 정말 웃긴 소리지만, 그것들은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일들이예요. 하지만, 웨이드. 제 사람들의 죽음들은요? 그 사람들의 죽음들은요! 더 이상은, 정말로 이제 더 이상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제발. 이젠 잃을 사람조차 없어요. 더 이상 만들고 싶지도 않고요. 그러니까, 제발, 제가 그냥 이대로 영원히 잠들게 내버려둬줘요. 그러니까 그 망할 총 좀 내려놓으라고요. 제가 마지막으로 보는 게 당신 시체이게 하지 말아줘요. 웨이드, 당신이 당신 머리에 총을 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어요. 이 망할 세상에서 스파이더맨을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거라구요!


덷 : 아니. 그렇게는 못할 걸. 나랑 약속했잖아, 스파이디. 내가 죽었다가 깨어나는 '모든' 순간은 몰라도, 적어도 내가 네 앞에서 죽었을 때만큼은 내 앞에 있어주겠다고.

스 : 이렇게 하면요? 전 더 이상 당신과 약속한 스파이더맨이 아닌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덷 : 오. 방금 그건 좀 아팠어, 피터 파커.

스 : ...당신이 제 이름을 어떻게 알죠?

덷 : 그 정도도 못 알아낼 거 같으면 내 몸값이 우스워지지, 스위티. 내가 지금까지 피터 파커를 모른 척 한 건, 순전히 네가 그걸 좋아하지 않을 거 같아서였어. 하지만 피터 파커가 아니라 오로지 스파이더맨으로서만 나와 약속한 거라면 정말로 실망이야. 그래, 내가 늘 마주한 건 스파이더맨이긴 하지. 하지만 핏. 난 스파이디만큼이나 피터 파커를 좋아하고 있었거든. 그래, 네 말이 옳아, 스파이디. 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지만 내 두 눈을 뜨고 내 목전에서 네가 죽는 걸 보라고? 그렇게는 안 되지. 그러니까, 내가 죽은 다음에 깨어나기 전에 죽으라고. 그러지 않으면 내가 널 쏴서라도 자살하는 것만은 막을 테니까.

스 : 망할, 웨이드!

덷 : 내가 말했지? 넌 못 할 거라고?

스 : 아뇨, 죽어도 당신 시체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지는 않을 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