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빤 그러니까 안 되는 거예요.”


 싸늘하게 말하는 소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하마터면 자신이 칠 뻔했던 아이의 안위를 보기 위해 차를 세웠던 사람은 피터의 품에 안겨있는 아이를 보곤 머쓱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버렸고, 방금 전 차에 치일 뻔한 것 치고는 무덤덤한 얼굴이었던 아이를 보도블록에 내려놓자마자 들린 말에 어안이 벙벙해진 피터가 멈칫한 사이 치마를 탁탁 털어 주름을 핀 아이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들어 피터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오빠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오빠가 세상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고요.”


 고개를 오른쪽으로 꼬은 아이는 이제 그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고, 방금 구해준 이로부터 들은 말 치고는 상당히 어이가 없는 말이었기에 답지 않게 할 말을 잃은 채 서 있던 피터에게, 또 다시 소녀의 말이 들려왔다.


 “난, 오늘 오빠에게 아주, 아주, 나쁜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뭐?”

 “그래서 오빠가 자기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걸 아주 뼈저리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자신이 구할 수 없다는 걸 느껴봤으면 좋겠다고요.”


 말하는 내용과 맞지 않게 방긋 웃은 소녀는 저 멀리서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는 사내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피터를 향해 손을 뻗었고, 얼결에 몸을 낮춘 피터가 소녀를 안아드려는 찰나, 소녀의 손이 그의 머리를 자신의 입가에 고정시키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피터 벤자민 파커, 난 당신이 아주 불행해졌으면 좋겠어.”


 당황한 피터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어느 새 곁으로 다가온 사내가 소녀를 안아들었고, 피터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 사내는 고개를 돌려 피터를 향해 웃고 있는 소녀를 안아든 채로 모습을 감추었다.


- 전에 다른 사이트에 썰이랑 대사로만 올렸던 거 재업.

- 저러고 그웬 사망

- 그리고 저 아이는 자라나서 빌런이 됩니다.

- 사실 히어로가 자기 부모 못 구해준 거에 앙심 품음.

- 니들이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무기력감에 관둘 때까지 난 빌런짓을 할 테다

- 희망이 없다면 없는 대로 살면 되지만 희망을 줘놓고 더 큰 절망을 주는 건 안 되지 씨뿌둥 쇠파이프 같은 놈들아, 란 마인드.


' > 스파이디'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Fall 02  (0) 2016.05.10
the Fall  (0) 2016.05.10
피터른 전력 60분, 드레스.  (0) 2016.05.03
I am falling now 듣다가 걍 씀  (0) 2016.04.21
살인용의자로 몰린 스파이더맨으로 5  (4) 2015.12.08
Posted by Spideypo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