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른 전력 60분, 드레스.
썰/스파이디 2016. 5. 3. 01:20 |그 것의 시간은 아주 오래 전에 끝이 나있었다.
그 본래 색을 기억하는 이들은 이미 세상을 떴거나, 그 드레스만큼 빛바랜 자신들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고, 한 때 그 드레스의 존재 이유이자 그 드레스가 빛나게 했던 이의 날은, 이제 영영 끝이 나 돌아오지 못할 터였다.
그는, 노랗게 색이 바랜 채 영영 돌아오지 않을 그 날들처럼 제 색을 잃은 드레스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무리 털어봐도 미세한 털 사이에 낀 먼지만은 털어낼 수 없었던 반지 케이스 안의 반지 또한 오늘 주인을 잃은 건 마찬가지였고, 그는 오늘 마지막 남았던 가족을 땅에 묻고 온 참이었다.
그러니까 아마도, 아마도- 오늘은 울어도 괜찮을 터였다. 오늘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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