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eliophyllum 단편
Long live the Queen.
Chapter 00_여는 이야기
이것은 당신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이것은, 매시간 당신의 뒤를 쫓고
당신의 과거를 끌어 당신의 현재를 물고 늘어지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조차도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굴곤 한다.
당신의 발뒤꿈치에 붙어 늘상 동행하며
당신의 미래의 끝에 걸터앉아 당신을 기다리는 이것은 무엇인가.
새까맣게 죽은 꿈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매캐하게 타는 냄새가 사방에 퍼져있었고, 절규하는 사람조차 없는 폐허에 선 그는,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알지 못한 채였다. 그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의 의도나 희망과는 정반대의 광경이라는 것뿐이었고, 숨조차 뱉지 못한 채 벌어진 입으로 타죽은 꿈들의 숨이 스며들어갔다.
[피터 파커.]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소름끼치도록 다정했고, 친절로 점철되어 일말의 희망을 품고 돌아섰던 그는, 그 까만 재 속에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보곤 이내 가슴 속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밀고 있던 희망을 내리눌렀다.
[당신이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
그를 향해 내딛은 그녀의 발에 밟힌 누군가의 흔적이 소리 없이 바스라져 바람에 날렸고, 흩날린 재만큼이나 새까만 머리칼이 바람을 따라 휘청이고 있었다.
[아니, 당신은 그 누구도 구하지 못할 거야.]
다시 한 발자국 내딛은 그녀는, 재 속에서 무언가를 주워 그를 향해 가볍게 던졌고, 그가 그 새까만 재속에서도 여전히 검붉은 빛이 도는 천 쪼가리를 받아드는 것을 보곤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한테 그 사람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더.]
키워드_후회, bottom of the river
Chapter 01_S’s side.
세상의 모든 것이 갖고 있는 것
빛이 있는 이상 영원히 존재할 그것
어둠 속에선 모든 것을 갖지만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그것
그것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틀 전부터 내리던 비가 지겹도록 땅을 두들기고 있었다. 거센 빗살은 스며들 땅 한 조각조차 얻지 못한 채 단단한 아스팔트길을 따라 하릴없이 하수구를 향해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굴곡진 보도블럭 사이에 엉겨 붙은 빗방울들은, 메마른 여름철이면 저들을 반기곤 했던 이들은 만나보지도 못한 채 길거리 행인들에 채이고 채여 끊임없이 흩어졌다. 하지만 그조차도 이 도시에 햇살이 들기 시작하면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로 사라지고 말 일이었다.
모든 세상이 회색으로 잠겨든 그 와중에도 그림자는 끈덕지게 발뒤꿈치를 물고 늘어져 있었다. 수많은 그림자들 위에 덧그려진 그녀의 그림자는, 그 짙은 색을 뽐내며 자신의 자리를 고수했고 그 위론 또 다른 그림자들이 겹쳐졌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완연한 어둠을 잃은 도시에서 그림자란, 언젠가 먼 옛날엔 사람들의, 물건들의 뒤꿈치나 물고 늘어졌을 것들이 이제는 어느 새 사방에 덧그려진 채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길거리 위의 그림자엔 높게 솟은 건물의 그림자가, 그리고 그 건물 위엔 비행기가, 그리고 그 위엔 구름이-
그녀에게 있어서 그림자가 없는 세상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그랬기에 그녀는 언제나 언젠가 이 모든 그림자가 사라질, 그 날만을 꿈꾸곤 했다. 인간의 뜻을 따라 제멋대로 꾸며진 도시의 건물들이 무너지고, 그 회색빛 그림자들 위로 걸어 다니던 인간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 이 별에서 바싹 마른 대지 위, 구름조차 사라진 하늘에 홀로 떠서 그림자 하나 만들지 못한 태양이 외로이 떠 있는, 그런 날들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갑작스럽게 씌여진 우산은 그녀의 그림자를 덮어버렸고, 머리 위로 떨어지던 빗방울들을 아쉽게 쳐다보던 그녀는 어색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내의 얼빠진 얼굴에 비죽 웃었다.
“글쎄요.”
애매하게 답한 그녀는 여전히 가야할지 계속 우산을 씌워줘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사내를 빤히 쳐다보다 시선을 위로 올렸고, 그녀의 시선에 거세게 흔들렸던 우산은 이내 평형을 되찾았지만, 우산의 흔들림을 대신하기라도 하듯 사내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건-”
“팬일수도 있죠. 빨간 색을 좋아하시나봐요? 설마 이거 밖에서도 이렇게 보이는 건 아니죠?”
금방이라도 우산 밖으로 나가서 확인을 할 것처럼 그녀의 허리가 꺾이는 걸 본 사내가 그녀의 팔을 잡아 세웠고, 그 사이에 얼핏 보인 우산 외양에 고개를 끄덕인 그녀가 사내를 대신해 답했다.
“다행히 검은 색이네요. 안이랑 똑같았으면 얼른 우산 밖으로 도망치려고 했는데.”
“연인이 준 거라서 버릴 수도 없어서요. 그리고 또 안 챙겨 다니면 그건 그거대로 잔소리를 듣기도 하고.”
“그냥 쓰기 아까워서 소장만 한다고 그러지 그랬어요. 그래도 데드풀이라니 의외네요.”
“뭐가요?”
그녀가 말하는 사이에도 가방을 뒤져 손수건을 꺼낸 사내가 그녀에게 건넸고, 말없이 평범하게 생긴 체크무늬 손수건을 받아든 그녀가 턱짓으로 사내를 가리키며 말했다.
“조금 나사 빠진 캐릭터 아니에요? 뉴욕시의 하고많은 히어로 중에 데드풀이라니, 조금 의외라서요. 댁 같은 타입은 보통 데드풀보다는 아이언맨이나-”
“아이언맨이나요?”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더라구요.”
그녀의 말의 어디가 웃긴진 몰라도 웃음을 터트렸던 사내는 이내 그녀가 말없이 손수건을 든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단 걸 깨닫곤 이내 웃음을 그쳤고, 어깨를 으쓱였다.
“말했다시피, 연인이 준 거라서요.”
“남자친군가 보네요.”
“네?”
“아까부터 굳이 ‘연인’ 이라고 하시잖아요. 여자 친구라고 안 하시고. 이름은 피터 파커?”
“와, 혹시 점쟁이세요?”
“누구라도 맞출 수 있겠는데요. 특히 손수건에 이름을 새겨서 다니실 정도면 말이죠.”
피식 웃은 그녀는 피터에게 손수건을 그대로 건네주는 대신 우산 손잡이를 잡았고, 그가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우산 손잡이에 있던 피터의 손을 풀어낸 뒤 고개를 외로 꼬며 말했다.
“설마 우산까지 씌워줘 놓고 비 맞고 가라고 하실 건 아니죠, 신사분?”
“어, 근데 이게 제 남자친구가 준 거라-”
“그럼 잘 쓸게요. 운이 좋다면 다음에 돌려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피터의 손이 다시 우산 손잡이로 향하려는 찰나 우산 손잡이로 향했던 그의 손에 반들거리는 하늘 색 명함이 대신 쥐어졌고, 싱긋 웃은 그녀는 우산을 든 채로 멀어지며 그에게 외쳤다.
“아니면, 본인이 직접 찾아오는 방법도 있긴 해요, 피터 파커군.”
키워드_그림자, I’m just your problem
Chapter 02_S’s side
누군가는 그것을 흐르는 강물에 비유한다.
누군가는 그것이 대화라고 말하며,
누군가는 그것은 기록 외의 다른 의미는 갖지 않는다 말하고,
누군가는, 그것이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분명히 존재하나 어떤 것에는 그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하며
그 누군가에겐 전부가 되는 그것,
그것의 이름은 무엇인가.
며칠 새 내리던 비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발에 질척이며 감기던 빗방울들은 모조리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그녀는 영영 모를 일이었다. 또한 그 빗방울들이 언제 다시 이 땅을 적시기 위해 끝없는 추락을 다시 시작할지도, 아무 의미 없을 그 순환을 어째서 그토록 반복해서 하는지도, 그녀는 영영 모를 일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나날들이란 그저 반복에 불과할 뿐이었고, 그녀에게 있어서 세상이란, 수많은 활자와 수많은 데이터의 축적에 불과했다.
그녀의 책상엔 여전히 검은색 우산이 놓여있는 채였다.
녹슨 우산의 끄트머리는 플라스틱 손잡이에 접혀 들어가 보이지 않았고, 녹슨 우산의 끄트머리와 별개로 플라스틱 손잡이는, 우산의 주인이 그 우산을 얼마나 애지중지 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반들반들한 표면을 빛 아래 한껏 자랑하고 있었다.
피터 파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을 그 이름이 갖는 의미는 많고도 많았다. 그 이름이, 가진 관계만큼 늘어나는 의미를, 그 의미들이 갖는 감정들의 전부를, 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산의 손잡이 밑바닥에 삐뚜룸하게 적힌 그 이름을 적은 이의 감정만큼은 끊기고 끊긴 선들에 새겨져 있었고,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을 크기로 적힌 이름을 손가락 끝으로 더듬은 그녀는 여전히 소식 한통 없는 핸드폰을 보다 피식 웃은 뒤 우산을 챙겨 가방에 넣었다. 애초에, 찾아올지 오지 않을지 모를 손님을 기다리는 건, 그녀의 취향이 아니었다.
뜨거운 태양 빛은 건물 그림자만 남긴 채 하늘 저편에 숨어 보이지 않았고, 뜨거운 열기만이 도시 속에 남아 그들이 거닐고 있는 이 도시가 여름임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은 대로변은 혼잡하기 그지없었고, 살결을 파고드는 열기만큼이나 끝없이 귓속을 파고드는 소음에 눈살을 찌푸렸던 그녀는, 사람들이 환호를 지르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처럼 소리를 지르며 하늘을 쳐다보는 대신 우산을 펼쳐 우산 속을 하늘을 향해 들고 흔들었다.
“워우. 대낮부터 그런 걸 흔들고 계시면 안 되죠. 그것도 스파이더맨 앞에서!”
“아, 빨갛길래 데드풀인 줄 알았네요. 미안해요. 그럼-”
“어, 그게, 제가, 음, 얼마 전에, 음, 그러니까 그 우산을 잃어버린 청년을 알아서요, 음, 그건 일단 제가 맡아두면 안 될까요?”
“어머? 그래요? 이건 제건데 혹시 착각하시는 건 아니고요?”
“이봐요. 여기 우산 손잡이에-”
“제 남자친구 이름이에요.”
“남자친구요?”
화들짝 놀라며 소리치는 청년은 아랑곳하지 않고 생긋 웃으며 고개까지 끄덕인 그녀가 우산을 천천히 접었고, 가벼운 소리를 내며 접혀드는 삼단 우산에 안절부절 하지 못하던 청년이 결국 모여드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그녀에게 속삭였다.
“저기요, 그런 유언비어는 삼가시고, 우산은 이리 주시죠.”
“저도 이 우산을 준 사람한테 자세한 설명은 못 들어서요.”
“일단 우산은 좀 주고-제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곤란해졌는데, 저기요?”
“전화번호는 줬다니까 연락이나 해달라고 전해줘요, 스파이더맨. 친절한 이웃이시니까 그 정도는 해줄 거죠?”
생긋 웃은 그녀는 미리 준비해놨던 명함을 스파이더맨 손에 건네주었고, 또 다시 손에 건네진 푸른색 명함을 손에 꼭 쥔 청년이 여전히 우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에는 명함 잃어버리지 마요, ‘스파이더맨’”
그녀가 발걸음을 떼자마자 뒤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사람들 무리에 휩싸인 스파이더맨을 향해 우산을 흔들어 보인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사무실을 향했다.
며칠간 쏟아 붓던 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처럼, 모든 사건이 역사로 기록되는 것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그녀의 삶을 스쳐지나간 모든 이름이 그녀에게 의미 있게 남은 것은 아니었지만, 피터 파커, 그 단순하다면 지나치게 단순한 이름은 이미 대문자로 박혀버렸고, 그녀는 그 이름을 그저 스쳐지나가는 이름으로 보낼 생각이 없었다.
키워드_역사, Blood on my name
Chapter 03_P’s side
승리의 앞 두 글자
위치의 앞 두 글자
그리고 맨 아래의 가운데 글자
살아남은 자들만이 가능하고
장소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이것의 이름은 무엇인가.
여름이란 계절은 한결 같으면서도 변덕스럽기 그지없었고,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굴다가도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한기를 뿜으며 비를 쏟곤 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늘상 그의 가방에 있던 우산은 검은 색의 껍질만을 남긴 채 사라진 채였다. 간신히 풀린 연인과의 관계가 다시 우산 때문에 어그러질까 두려워 우산도 없이 집 밖으로 나온 피터의 입에선 한숨이 새어나왔고, 기세만으로는 못할 것 없이 쏟아 내리던 빗방울들은, 아파트 현관의 지붕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난 채 떨어져 내렸다.
“우산이 이것밖에 없어요?”
생긋 웃는 여자의 얼굴은 낯이 익었다. 불쑥 건네진 검은 색의 삼단 우산은 곱게 접혀진 채였고, 벌써 세 번째 보게 된 하늘색의 명함에는 여전히 간결한 문체로 적힌 긴 이름이 늘어져 있었다.
“스파이더맨이 아무래도 바쁜가 보네요. 나보고 어찌나 우산을 달라고 닦달을 하던지-”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죠?”
“뉴욕시라는 게 생각보다 좁아서-”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물었어요.”
명백한 적의가 담긴 어조에도 웃는 낯을 고수한 여자는 고집스럽게 우산을 들이밀었고, 명함을 피해 우산만 집은 피터가 얼굴을 구기자 기어코 여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 말하면, 어쩔 건가요.”
“글쎄요. 일단 가까운 경찰서에 가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을 부른다거나요?”
장난스럽게 피터의 말을 대신 끝낸 여자가 낮은 한숨을 내쉬었고, 여전히 우산을 든 채 한 발자국도 아파트 밖으로 나오지 않은 피터에게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모든 연줄을 동원해서 피터 파커를 찾았어요. 됐나요?”
“우산 하나 돌려주려고요?”
“우산을 돌려주려고, 라기보단 우산 주인을 보고 싶어서가 더 맞겠죠, 아마?”
어느 새 정색을 하고 있는 여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피터가 한숨을 내쉬었고, 볼을 부풀렸던 여자는 손에 들린 명함을 만지작거리다 여전히 그의 손에서 펼쳐지지 않은 우산에서 시선을 올려 피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곤 다시 명함을 건네 왔다.
“언젠가,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줘요. 이름이 독특해서 부르기 힘들 텐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본인이 그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시니까?”
비죽 웃은 여자는 할 말조차 잊은 채 서 있는 피터를 향해 고개를 저었고, 피터의 말을 손짓으로 막은 뒤 다시 명함을 내밀었다.
“아일레마 허니 스미스예요. 피터 벤자민 파커 맞으시죠?”
여자는, 피터의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내밀었던 명함을 피터에게 던졌고, 명함은 정확히 피터의 왼쪽 가슴, 그러니까 아마도 심장이 있을 법한 위치에 부딪힌 뒤 땅으로 떨어졌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어요, 피터 파커군.”
분한 마음에 무슨 말이라도 하기 위해 벌어졌던 피터의 입술은 여자의 다음 말에 다물어졌다.
“그웬 스테이시나 당신 삼촌같이 당신한테 소중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언젠간 내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연락 줘요. 투 아웃이에요. 네 번째 기회는 없을 거예요.”
말을 맺은 여자는 눈짓으로 피터의 발치에 떨어진 명함을 가리켰고,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숙여 명함을 주은 피터가 정말로 누구냐고 물을 참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는, 여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채였다.
키워드_방문, visit, Club 8의 Love in December
Chapter 04_P’s side.
그것은 마치 부모의 집과도 같아서
사라지기 전까지 그 안락함을 깨닫지 못하고,
그것은, 마치 계절과도 같아서
변화 없이는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다.
당신의 삶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자취를 감추기 전까지는 규정될 수 없는 것,
그것의 이름은 무엇인가.
아침의 싸늘한 공기는 7월로 접어들고 나서부터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옆자리에선 냉기가 흘렀고, 잠들 때와 마찬가지로 세워진 채로 놓여진 베개에 한숨을 내쉰 피터는 평소라면 지겹다고 욕할 팬케이크 향을 찾아 부엌으로 향하는 자신을 타박한 뒤에야 식탁 의자에 앉아 텅 비어 있는 맞은편 식탁 의자의 등받이를 자신이 할 수 있는 힘껏 노려보았다.
웨이드가 집을 비운지 벌써 이주 째였다.
처음엔 기껏 만들어준 우산을 잃어버렸다며 징징대던 웨이드는 언제부턴가 그를 보고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그를 불러 세웠다가 이내 입을 다물곤 하잘 것 없는 농담을 늘어놓았고, 그 짧은 침묵 사이의 불안을 읽어낸 그가 아무리 다그쳐도 자기야 늘 그렇지 않느냔 말로 응수하더니 한동안 하지 않던 자살 소동으로 그의 심장을 뒤흔들어놓았고, 그 여자가 찾아간 뒤부터는 모습을 감춘 채 뉴욕시는 물론 미국 내 그 어느 곳에서도 사라진 채였다.
그가 탐탁지 않아 할 법한 미션을 받았을 때면 출장이라고 둘러댈지언정 집을 비운다고 예고는 하고 떠나던 웨이드였고, 아무리 미션 중이라도 집을 비울 때면 하루가 멀다하고 울려대던 핸드폰이 침묵한 지도 벌써 이주 째였다.
귀찮게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아쉬움으로 뒤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잠이 들 때면 질척이며 달라붙어 귀찮다고 생각했던 사소했던 스킨쉽이, 지겹도록 먹어서 다시는 입에도 대고 싶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팬케이크가, 아침이면 아파트 안을 울리며 퍼져 나가 민원 신고도 수차례 받았던 음악들이 채우던 일상은 단 한사람의 공백으로 사라져버렸고, 평소라면 달갑게 받아들였던 아침의 침묵은 그 고요가 시작되던 날부터 그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겐 할 일이 있었고, 해야만 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뉴욕시는 영웅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영웅들 모두를 필요로 했고, 거기엔 뉴욕시의 친절한 이웃이라는 스파이더맨 또한 속해 있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라.”
조용히 내뱉은 말이 남긴 씁쓸함은 피터의 혀를 휘감고 나간 뒤 텅 빈 공기에 잠시 머물다 흩어졌고, 식탁 위에 내려앉았던 먼지가 조용히 선을 그으며 쓸려나갔다. 자신이 한참을 망설이다 내밀었던 장미꽃은, 여름 열기에 바싹 마른 채 식탁 위 화병에 말라죽어있었다.
몇 번이고 자살하는 웨이드의 속사정을 듣지 못할 것을 알기에, 한 번 고집을 피우면 끝끝내 입을 열지 않는 이임을 알기에, 그리고, 뭔진 모르겠지만 그 원인이 자신인 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 일에 대해, 이유에 대해 다그쳐 묻는 대신 웨이드의 수트 색이 생각나 샀다며 건넸던 장미꽃이었다. 얄팍한 지갑 사정 탓에 다발은커녕 그 한 송이조차도 한참이고 망설이다 샀던 장미꽃은 꺼멓게 죽은 채 언제고 부서져 나갈 준비가 된, 시체와 같은 꼴로 얄팍한 화병 위에서 건들거리고 있었고, 아마도 이파리 끝에서 떨어져나간 듯한 잔해가 패잔병의 꼴을 한 채로 화병 주변에 흩어진 채였다.
내내 침묵하던 핸드폰이 울린 건, 상념에 잠긴 채 다 죽은 꽃을 쳐다보던 피터가 화병을 향해 손을 뻗었던 그 순간이었고, 갑작스레 울린 핸드폰에 반사적으로 뻗은 손에 치인 화병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어져나갔다.
“여보세요!”
[어이구, 귀청 떨어지겠네. 뭐 기다리던 전화라도 있어? 누가 들으면 헤어진 전여친 기다리는 남자라고 해도 믿겠어, 스파이디.]
평소라면 장난스럽게 받아쳤을 토니의 농담은 날카롭게 피터의 심장을 후벼 팠고, 평소답지 않은 피터의 침묵에 당황한 토니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피터의 발 앞엔, 누렇게 썩은 물에 뒤섞인 화병 조각과 그 아래에 깔려 엉망이 된 장미꽃이 나동그라져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아니, 뭐, 별 건 아니고, 내일이 어벤져스 회의인 건 알지? 최근에 창간한 잡지사가 있는데-]
그렇게 시작된 토니의 이야기는 새로 창간한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해왔으며, 일단 토니 생각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내일 어벤져스 회의 후에 결정이 되는 대로 바로 인터뷰가 결정될 것 같으니 간단히 준비해오는 게 좋겠다는 말로 끝이 났고 토니의 말에 대충 대답한 피터는 토니가 말을 하건 말건 전화를 끊은 후 물에 젖은 채 엉망이 되어버린 꽃에 한숨을 내쉰 뒤 그대로 주저앉았다.
핸드폰은, 또 다시 침묵한 채였다.
키워드_일상, Opener 8mm
Chapter 05_W’s side.
단단한 바위틈으로 새어들어 바위를 흙으로 되돌리는 힘
오랜 세월로 다져진 관계를 단숨에 깨버릴 수 있는 것
살에 박힌 가시가 빠져도 그 흔적을 남기듯,
한번 박혀들면 영영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 없는 그것
그것의 이름은 무엇인가.
모든 것의 시작은 하늘색의 명함이었다. 그리고 망할 놈의 우산.
우산은 어쨌냐는 저의 물음에 애매한 표정으로 대답하기를 기피한 연인의 바지 주머니에선 막 빨은 빨래에서 풍기는 향만큼이나 산뜻한 색의 명함이 떨어졌고, 의미를 알 수 없게 긴 이름과 번호는, 어째선지 세탁기 속에서도 멀쩡한 몰꼴을 하고 나온 하늘색 종이의 양면에 그 색만큼이나 산뜻한 문체로 적힌 채였다.
[A.i.l.e.m.a Honey Smith.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름을 저렇게 짓는 거지. 미들 네임은 왜 허니고?]
(이탈리아언가?)
두 박스의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떠들건 말건 사라진 우산과 명함 사이의 관계를 추론하던 웨이드는 이내 그 둘 사이의 연관 관계를 찾기는 힘들다는 결론에 생각하기를 멈췄고,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가는 대신 샤워를 마치고 나온 피터의 곁에 달라붙어 드라마 이야기를 떠들다 스포일러 좀 하지 말라는 피터의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말을 멈췄었다.
그 뒤로도 별 생각이 없던 웨이드의 추론 시간이 다시 시작된 건, 길고 긴 장마 기간이 끝났던 어느 날이었다. 늘상 하던 대로 피터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오기 전이면 하는 스파이더맨 모니터링을 하던 웨이드는, 누군가가 올린 유튭 영상에 잡힌 우산을 보고서 고함을 치기 시작한 두 박스에 고개를 저으며 같이 고함을 치다 보던 영상이 끝이나 다음 영상으로 재생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뒤 다시 영상을 불러낸 뒤 미친 듯이 관련 영상을 뒤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고화질 근접 촬영 영상을 찾고서야 조용해진 박스들과 함께 풀스크린으로 띄워진 영상을 감상했다.
다른 영상들과 마찬가지로 먼 하늘에서 오기 시작한 스파이더맨을 잡아낸 영상 촬영자의 환호 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던 데드풀은 얼른 볼륨을 낮췄다가 스파이더맨이 땅에 착지한 시점부터 볼륨을 최대로 늘렸고, 마스크에 가려져 보일 리가 없는 제 연인의 표정을 상상하려 노력했다.
스파이더맨이 땅에 착지하고 나서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의 얼굴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긴 했어도, 그는, 그 평범함조차도 갖추지 못한 이었고,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스파이더맨이 그녀에게 걸어갈 때까지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던 그는, 대뜸 소리부터 지르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에 비죽 웃었다.
- 워우, 대낮부터 그런 걸 흔들고 계시면 안 되죠. 그것도 스파이더맨 앞에서!
(그럼, 일하는 도중에 연인 얼굴을 보는 건 직무 태만이지.)
- 아, 빨갛길래 데드풀인 줄 알았네요. 미안해요. 그럼-
“뉴욕시에 살면서 스파이더맨을 몰라?”
[그보다는 우릴 모른다는 거에 화내는 게 옳다고 본다만.]
“하지만 우리 스파이디 자기는, ‘뉴욕시’의 친절한 이웃이고-”
- 어, 그게, 제가, 음, 얼마 전에, 음, 그러니까 그 우산을 잃어버린 청년을 알아서요, 음, 그건 일단 제가 맡아두면 안 될까요?
“역시! 저 년이 훔쳐간 거였어!”
(옐로 박스 로그인. 지금부터 저 년을 잡아 족칠 파티원을 모집합니다. 옐로 박스의 초대에 응하시겠습니까? 노 버튼은 없어, 없다고!)
[그럼 애초에 왜 물어봐.]
(그게 예의니까.)
“쉿. 저 년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야 되니까 조용히 해 봐. 이러다 일시정지 버튼이 닳겠다고.”
- 어머? 그래요? 이건 제건데 혹시 착각하시는 건 아니고요?
(저런, 달걀 빠진 팬케이크에 치미창가 빠진 치미창가 먹어야 될 년 같으니!)
“저건 내가 직접, 직접, 주문한 거라고!”
- 이봐요. 여기 우산 손잡이에-
“그렇지!”
(근데 저거 몰래 새긴 거 아니었어?)
“쉿.”
- 제 남자친구 이름이에요.
“뭐?”
(이런 삐----해서 삐---할 삐---같으니. 이러기야? 이러기냐고? 삐 말고도 얼마나 많은 욕이 많은데, 삐 처리를 하겠다고? 그것도 글에서?)
- 남자친구요?
아니나 다를까, 스파이더맨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던 웨이드는, 여전히 생글거리던 여자가 고개까지 끄덕이더니 우산을 접는 모습에 격분해 책상을 내리쳤고,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이케아 책자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 저기요, 그런 유언비어는 삼가시고, 우산은 이리 주시죠.”
(내놓으라고, 이 망할 년아! 아니, 근데 왜 망할 년은 되고, 삐----하고 삐---하고 삐---는 안 되는데? 심의 기준이 뭡니까!)
“조용히 좀 하라고!”
노란 박스 탓에 대사를 듣지 못한 웨이드가 고함을 치며 영상을 10초 뒤로 돌렸고, 곱게 접힌 우산이 가방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내밀어진 명함의 색을 확인한 웨이드는 입을 다물었다.
- 저도 이 우산을 준 사람한테 자세한 설명은 못 들어서요.
- 일단 우산은 좀 주고-제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곤란해졌는데, 저기요?”
- 전화번호는 줬다니까 연락이나 해달라고 전해줘요, 스파이더맨. 친절한 이웃이시니까 그 정도는 해줄 거죠?”
[바람피는 남자의 대다수가 내연녀의 집에 물건을 두고 가면-]
“닥쳐. 우리 스파이디는 그런 남자가-”
(명함 꼭 쥐는 자태 보소.)
“닥쳐, 닥치라고! 우리 스파이디는!”
- 이번에는 명함 잃어버리지 마요, ‘스파이더맨’
(……피터가 스파이더맨인 것도 아나 본데.)
[우리가 그걸 알아내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지? 아니, 피터가 우리한테 그걸 말해주는 데까지-]
“닥쳐.”
웨이드의 일갈에도 두 박스의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졌고, 자신의 말은 뒷집 개 개풀 뜯어먹는다는 소리 취급하는 두 박스에게 지친 웨이드는, 그 둘을 닦달 하는 대신 세탁물 바구니를 미친 듯이 뒤지기 시작했지만, 지난번 세탁물에서 떨어졌던 그 명함이나 방금 영상으로 본 명함과 같이 생긴 것은 나오지 않았고, 쓰레기통에서도 명함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을 즈음,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피터가 집으로 들어섰다.
“웨이드, 나 왔- 쓰레기는 왜 뒤져요? 세탁 바구니는 또 왜 이러고, 어휴.”
한숨을 내쉬며 정리하는 피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난리법석을 떨기 시작한 박스들과 달리 몇 번이고 달싹이는 입술을 끝끝내 다문 웨이드는 통상적인 인사나 너스레로 피터를 욕실로 들여보내고 나서야 소파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터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고, 망설이고 망설이다 전화번호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우산_Ailema]
간단히 검색되어져 나온 이름에 새어나오려던 웃음을 참은 웨이드는, 그깟 우산쯤은 다시 만들어주면 그만이라며, 여전히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두 박스들은 무시한 채로 전화번호를 지운 뒤에야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니, 갔어야만 했다.
수차례 배신당했던 과거의 일들을 끄집어내가며 웨이드를 들들 볶는 박스들은 별 일 아닐 거라는 웨이드의 말에 그렇다면 더더욱 물어봐도 상관이 없지 않느냔 말과 진짜 별 일이 아니라면 왜 우산에 대해서 그 때 피터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웨이드를 흔들기 시작했고, 평소라면 그저, 일이 많았겠거니 했을 평소보다 늦은 피터의 귀가나, 웨이드를 피해 받는 전화면 어벤져스 일이겠거니 했던 피터의 모든 통화들은 이내 의심의 근거로 바뀌어갔다.
처음 봤을 때는 그저 평범하다 생각했던 여자의 외모는 심사가 뒤틀린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탈바꿈 되어 갔고,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것 같았던 머리칼은, 아주 오래전 읽었던 동화 속 사과를 먹고 쓰러졌다 왕자님을 만났다는 어느 공주의 흑단 같은 색으로, 고화질 영상 속에서 동양인 특유의 색이었던 그저 그런 피부색 또한 어느 새 매력적인 피부색으로 변해 있었다.
- 제 남자친구 이름이에요.
- 제 남자친구 이름이에요.
- 제-
[제발. 자학도 그 정도면 병이야.]
“우리가 갖고 있지 않았던 병이라도 있었나.”
(아마 없을 걸? 아, 자궁암? 유방암? 또 뭐가 있지-)
“난 영원히 저렇게 될 수 없을 거야, 안 그래? 영원히, 이렇겠지. 영원히.”
(내가 여간해선 이런 소리 안 하는데, 너 좀 미친 거 같아.)
키득거리며 내뱉은 노란 박스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의 심장에 꽂혔고, 처음엔 어처구니가 없어 펄쩍 뛰는 것 같아 보이던 연인의 반응은, 어느 새 바람 필 것이 두려워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가까워 보인 지 오래였다.
“내가, 안, 미친 적도 있었나.”
[그래도 그건 좀 삼가는 게 좋을 걸. 간당간당한 관계라도 유지하고 싶다면 일단 그 총은- 젠장.]
(데스 얼굴이나 보고 오자고!)
싸구려 총알로 얻을 수 있는 평안은 찰나에 불과했고, 엉망이 된 컴퓨터 책상 앞에서 깨어난 웨이드는 홀로 연속 재생을 해 이제는 언제 봤는지도 모를 스파이더맨 영상에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터는, 아직도 집에 오지 않은 채였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오는 것은 금세 끝이 났고, 하루가 멀다하고 거실 바닥을, 침실을, 부엌을, 욕실을 피바다로 만드는 웨이드에 입을 꾹 다문 피터와의 일상은, 또 다시 장마가 시작된 날에서야 끝이 났다.
잠시 나갔다 오겠다는 피터의 말에 묵묵부답으로 앉아있다 장미꽃에 시선이 닿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면, 우산이라곤 자신이 준 것 밖에 없는 피터가 비를 맞을 거란 생각에 뛰어 내려가지 말았어야 했다. 여전히 징그럽도록 싱그러운 얼굴로 웃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그의 상상보다 훨씬 피터와 어울려보였고, 그 사이에 자신의 자리는 없었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 두 개는 계단 층계참에 닿을락 말락 하고 있었고, 빗소리에 파묻힌 대화는 그의 귓가에 닿아오지 않았지만 두 박스나 웨이드나 더 이상 자학을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엔 의견을 같이 했고, 끝끝내 그는 내내 묻고 싶었던 질문을 속으로 삼킨 채 짐을 정리한 뒤 집 밖으로 나섰다.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고, 뉴욕은 더 이상 그의 도시가 아니었다.
키워드_의심, Opener 8mm
+) 그냥 쓰는 캐릭터 설정.
두 여자 캐릭터는 쌍둥이.
- Ailema Honey Smith 아일레마 허니 스미스
모든 것의 역사를 볼 수 있음 (무생물 포함)
원하는 대로 이뤄짐
사학자 : 역사란 승자의 기록.
귀찮은 거 질색
그렇다고 세상이 제멋대로 굴러가는 것도 마음에 안 들지만 어머니 유언이 조용히 살라는 거였음
- Esor Seno Smith 에소르 세노 스미스 / 피터가 처음 마주친 여자는 이쪽.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능력이 없는 대신 미래를 볼 수 있음 ; 언니는 모르는 상태
정신공격 및 아일레마는 에소르의 역사를 못 봄
언론인
아일레마를 싫어하는 편
방관자로서의 삶도 극혐.
힘이 있다면 사용하는 것이 인지상정.
-> 회의주의자. 권선징악, 절대적 선이나 정의에 대한 불신.
취미 : 점 봐주기 (블로그 운영 중)
#_부모 ; 교통사고로 사망
- 어머니 : Honey Amelia Smith
원하는 대로 이뤄짐
역사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다 오래 전부터 하지 않음
(항상 옳은 선택이 옳은 결과를 불러오진 않아서)
- 아버지 : Seno Joshua Smith
모든 것의 역사를 볼 수 있음
철저한 방관자로서의 삶
절대로 나서지 않고 숨은 조력자 정도
역사엔 주관이 주입될 수 없으며 철저한 기록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편.
- 왜 스파이더맨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데드풀이 점 보러 왔었음
제 연인과 잘 될까요?
- 저러고 나서 늘 희망을 갖고 일하는 피터에 비틀린 애정 때문에 피터가 얼마나 버틸지 궁금해서 서서히 피 말려 죽여가는 거 보고 싶었...
- 굳이 언니를 개입시킨 건 넌 과거뿐이 못 보지 병신아! 이런 마인드.